여수상공회의소 전경

여수상공회의소가 박용하 전 회장으로부터 받은 변제금과 관련 9억 원대 소송에 휘말리며 법정다툼으로 번질 전망이다.

22일 여수상의와 법조계에 따르면 박용하 전 여수상의 회장은 여수상의를 상대로 지난 2월 부당이득 반환 청구 소송을 제기했다.

박 전 회장이 여수상의에 지급한 10억 원 가운데 정치자금법 위반 소지가 있는 5천만 원을 제외한 9억5천만 원을 돌려달라는 취지다.

박 전 회장은 횡령 수사를 받던 중 공금 횡령 등 혐의가 인정될 경우를 대비해 변제 명목으로 두 차례(8억 원, 2억 원)에 걸쳐 10억 원의 변제금을 상의 통장에 입금했다.

2차례에 걸쳐 총 6년 임기를 마치고 난 박 회장은 뒤이어 취임한 이 전 회장 측으로부터 횡령 등 혐의로 고소됐다.

하지만 검찰이 지난해 6월 횡령 등 고소 내용에 대해 무혐의 결정을 내리면서 상황은 반전됐다.

박 전 회장 측은 "변제금을 돌려받아 지역사회 도움이 필요한 곳에 쓰이도록 하고자 한다. 개인적 용도로 쓰려고 하는 것은 아니다"면서 "상의가 고소한 횡령액을 가변제한 뒤 수사와 재판 과정에서 무혐의·무죄를 주장했다"고 말했다.

박 전 회장은 검찰의 불기소 결정 등을 토대로 변제금 반환을 요구하고 있고 여수상의는 돌려줄 수 없다는 입장이다.

두 전임 회장의 극단적 반목의 후유증이 지난해 3월 취임한 현 한문선 회장 체제까지 이어지고 있다는 우려의 목소리다.

여수상의 회계·자금 운용 체계나 규정이 불분명해 논란을 자초했다는 지적도 있다.

여수상의는 4월 초 임시 의원 총회를 열어 요구를 받아들일 수 없다는 입장을 정리하고 만장일치로 소송에 응하기로 했다. 법정 다툼 관련 조만간 입장을 발표할 것으로 알려진다.

여수상의 관계자는 "박 전 회장이 검찰 수사 과정에서 일방적으로 상의 통장에 입금한 뒤 법원에 8억원을 공탁하고 찾아가라고 했으나, 8개월간 찾지 않았는데도 이제 와서 변제금을 돌려 달라는 것은 말이 되지 않는다"고 얘기했다.

이어, "형사사건 처벌 불원서, 소송 취하 등 변제금에 대해 여수상의는 할 만큼 했고 지역사회 이미지를 고려해 억누르고 있었으나, 소송을 걸어온 만큼 의원총회 결의에 따라 성실히 대응하겠다"고 말했다.

김병곤 기자  bibongsan801@naver.com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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